자전거 라이딩/투어,랠리,랜도너스

낙동강자전거길 안동댐구간 & 오천자전거길

oogi 2017. 6. 26.

안녕하세요, oogi에요~

 

안동댐에서 출발하여 낙동강자전거길을 완료하고 이화령을 넘어 오천자전거길까지 다녀왔어요.

 

사실...

 

군산까지 달려 금강자전거길까지 완료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할까 해요.

 

때는 2015년의 여름.

 

국토종주도 완료했겠다. 4대강 완주까지 욕심이 납니다.

 

일단 코스를 짜보니

 

첫날, 부산에서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안동에 도착하여

 

안동댐에서 출발

 

이화령을 넘어 오천자전거길을 완주하고

 

둘째날, 군산까지 냅다 달려 금강자전거길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셋째날은 목포로 버스로 이동 후

 

영산강 자전거길을 완료하고

 

넷째날에는 섬진강자전거길까지 완주하려합니다.

 

광양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오는 아주 판타스틱한 일정이에요.

 

지난 번 국토종주를 함께 했던 동생 성훈이가

 

이번에도 함께 하자고 하네요.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셋째날인 영산강자전거길부터 함께 하기 위해 목포에서 합류하기로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돈을 좀 들여 오르트립 새들백을 구입하였어요.

 

독일에서 만들어 그런지 젊은이의 냄새가 확 나네요~

 

일단 출발해봅니다.

 

 

부전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안동까지 갑니다.

 

밤 10시쯤에 출발하여 새벽2시에 안동에 도착해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짓을 하는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식당칸의 자전거 옆에서 컴컴한 창 밖만 바라봅니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안동댐에 도착을 했네요.

 

새벽2시의 안동역 앞은 아무것도 없네요.

 

편의점도 없어서 그냥 안동댐으로 달립니다.

 

안동역에서 안동댐인증센터까지는 가까워서 금방 도착해요.

 

 

내가 살다살다 안동에 자전거를 가지고 오다니...

 

새벽이라 안동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그냥 달려야해요.

 

자전거길은 위험할것 같아 국도로 문경 점촌까지 이동하기로 합니다.

 

역시 도로가 가로등도 있고 이동하기에 편해요.

 

 

 

 

 

아침 6시까지 점촌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을 계획을 세웁니다.

 

점촌까지의 국도는 꽤 괜찮았네요.

 

점천에 다다를때쯤 엉덩이에서 다시 통증이 올라 옵니다.

 

고작 3시간 좀 넘게 타는데 벌써 아파오다니...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아침 6시에 점촌에 도착했어요.

 

아침을 먹어볼까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네요.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했죠.

 

그런데 구라청의 말을 누가 믿겠어요.

 

뭐.. 그래도 5mm온다했으니 금방 그치겠네요.

 

비를 맞으며 막 달리다가 동네의 정자가 보여 몸을 피합니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옵니다.

 

계속 와요...

 

춥고 배고프고...

 

옷은 비에 젖어 쓰레기가 되었네요.

 

30분넘게 정자에 앉아 있다가 조금 그쳤다 싶어 냅다 달리기 시작합니다.

 

달리다보면 그치겠지~

 

문경시내에서 밥을 먹기로 합니다.

 

그런데 비가 계속 와요... 안그쳐요~

 

구라청이 맞네요... 5mm가 아니고 50mm는 온거 같아요..

 

하늘에서 구멍이 뚫린 듯 막 쏟아집니다.

 

비를 맞다보니 아침밥 먹는 걸 깜빡했어요.

 

밥을 먹어야된다는 생각을 이화령을 오르며 했네요.

 

이화령휴게소에서 아침밥인데 아침밥이 아닌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이화령 올라가는 길에 습기가 장난아니게 생깁니다.

 

숨을 쉴때마다 폐에 물이 차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비가 너무 와서 결국 우비를 꺼내어 입어봅니다.

 

따뜻해...

 

진작 입을껄...

 

이화령 정상에 오르니 자전거 라이더들이 몇 명이 보이네요.

 

밥을 먹고 커피를 한 잔 한 후 다시 출발합니다.

 

문경 점촌에서 이화령까지 6시간이 걸렸으니 엄청 느리게 왔네요.

 

빗속의 다운힐을 한 후 드디어 오천자전거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오천길을 들어서니 조금씩 비가 그치며 해가 뜨네요.

 

 

비에 젖고 땀에 젖고...

 

완전 거지가 되었어요.

 

비가 그쳤어도 바닥에 물기가 많아 흙탕물이 튀기니 계속 우비를 입고 달립니다.

 

덥네요...

 

엉덩이는 짓물러져서 엄청나게 아파옵니다.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니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네요.

 

에너지젤을 쭙쭙~하나 빨아먹고 다시 달려봅니다.

 

비온 후의 무더위라 그런지

 

엄청 습하네요..

 

도저히 못달리겠어요..

 

모래재 가기전에 길가에 주저앉아 멍때리며 쉬어봅니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못달리겠어요..

 

오후4시에 백로공원 인증센터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그냥 근처의 모텔에서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에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전거도 비를 맞아서 소리도 나고 그러네요.

 

자전거길을 벗어나보니 근처에 그랜드 모텔이 보입니다.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데 시설은 낡았지만 천절하시네요.

 

너무 힘들어서 라이딩 사진같은 것도 못찍었네요..

 

첫날은 그렇게 모텔에서 자전거 정비를 하고 마무리를 합니다.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출발 준비를하고 모텔을 나섭니다.

 

엉덩이도 다행이 조금 좋아졌네요.

 

해가뜨기전이라 공기도 차가운것이 상쾌합니다.

 

오늘의 코스는

 

청주에서 대청댐으로 가는 국도로 달려 대청댐을 찍은후

 

합강인증센터에서 오천자전거길을 완주하고 군산까지 가는 것입니다.

 

이 코스대로 가면 달린길을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다.

 

대청댐에서 합강인증센터 가는길에 신탄진에서 길을 잘 찾아야한다.

 

한 눈 팔다가는 엉뚱한 길로 가버린다.

 

청주까지는 아주 상쾌하게 도착하였다.

 

이제는 오천자전거길이 아닌 무심천 자전거길을 타고 가다가 32번 국도를 타고 대청댐으로 간다.

 

국도로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햇살이 뜨겁게 올라온다.

 

수퍼에서 빠삐코를 하나 사서 앉아 쉬며 당분 섭취를 해준다.

 

자전거 탈때는 역시 빠빠코다.

 

롯데인 것이 좀 그렇지만...

 

도로옆으로는 아스팔트로 된 인도가 넓게 되어있어 안전하게 라이딩을 할 수가 있었다.

 

 

어느 덧 대청댐 근처에 왔나보다.

 

오르막이 시작된다.

 

심한 오르막은 아니고 재밌는 오르막이라 해야하나...

 

어려운 길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대청댐에 도착하여 도장을 꾹 찍고 오천자전거길의 마지막인 합강인증센터로 향한다.

 

대청댐의 내리막을 냅다 달린다. 신난다.

 

앞에 과속방지턱이 연달아 4개가 나온다.

 

점프를 하며 넘어간다.

 

마지막 방지턱을 넘는데 갑자기 뒷바퀴가 잠겨버린다.

 

그리고는 엄청나게 탄내가 난다.

 

다행이 낙차는 없었다.

 

자전거를 세우고 보니 하늘이 노래진다.

 

이번 여행에서 산 오르트립 새들백이...글쎄....

 

 

이렇게 뒷타이어에 갈려버렸다.

 

점프를 하는 충격에 플러스틱으로 된 고정버클이 이탈하여 뒷바퀴에 이렇게....아흑~

 

혹시나 해서 보조끈도 2개나 달았는데 고정버클이 떨어지니 모두가 소용이 없구나...

 

억지로 자전거에 다시 달아보아도 조그만 충격에도 다시 떨어져 버린다.

 

날은 덥고 엉덩이는 아프고 체력은 바닥이고 그런데 가방까지 이러니 환장하시겠다.

 

가방때문에 달리지를 못한다.

 

신탄진의 커피숍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마시고 합강으로 향한다.

 

밥을 먹었어야하는데 커피를 마시다니...

 

합강이 가깝다 생각하고 달렸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까웠을거다.

 

내가 못달려서 멀게 느껴졌을뿐...

 

오늘은 특별히 더 더운것 같다.

 

오징어 말리듯 내몸이 익어간다.

 

지금껏 라이딩을 하며 최악의 상황중의 탑이다.

 

물도 떨어져 간다.

 

그늘 한 점 없는 자전거길....

 

여기서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겟구나 싶었다.

 

겨우 눈앞에 나타난 합강인증센터.

 

무인음료대가 안보인다. ㅠㅠ

 

그냥 벤치에 들어누워 눈물 한 줄기 흘려본다.

 

집에 가고 싶다...

 

 

 

 

없는 힘을 내어 세종보로 향한다.

 

라디오를 듣는데 오늘이 엄청 더운날이란다.

 

외부활동을 삼가하라는 정부의 권고이다.

 

공사현장의 인부가 무더위로 사망하였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이젠 내 차례겠구나...

 

무더위속에서 한 발 한 발 패달을 밟아보지만 제자리이다.

 

겨우 도착한 세종보인증센터에서 물을 찾기가 바쁘다.

 

주차장에 있는 음수대에서 미친듯이 물을 퍼마신다.

 

너무 마셔서 오바이트가 쏠린다.

 

수건에 물을 적셔 머리와 얼굴의 열기를 씻어내어 본다.

 

도무지 몸의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는다.

 

학나래교 밑에 큰 그늘이 있는 휴식터가 보인다.

 

벤치에 누워 고민을 한다.

 

너무 덥고 엉덩이도 아프고 가방도 지랄같고...

 

이대로는 군산을 못간다.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마침 학나래교를 건너가면 버스터미널이 있다.

 

바로 결정을 했다.

 

이런날에 더 진행하다가는 사고가 날 것 같아 부산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동생 성훈이에게 전화를 한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가는 중이란다.

 

무더위로 인해 중도 복귀한다고 하니 너무 아쉬워한다.

 

다음에 같이 도전하기로 하고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터미널에서 식사를 해야겠다.

 

그러나 도착한 세종시 버스터미널에는 식당이 없다.

 

근처에도 안보인다.

 

그냥 조그만 수퍼 하나만 있다.

 

바나나 하나를 먹고 얼음 생수를 하나 샀다.

 

곧이어 부산행 버스가 들어와 자전거를 싣고 얼음생수를 배게삼아 부산까지 시원하게 돌아왔다.

 

부산에 도착하여 집으로 가는 길에

 

가방이 계속 떨어진다.

 

 

 

 

 

오르트립 가방으로 인해 중단된 자전거 여행...

 

가방을 핑계로 살아돌아온거지...ㅋㅋ

 

더울때는 자전거 타지마세요...

 

그러다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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